성폭력, 숨길 때 위험은 더 커집니다
한국 최초로 성폭력 피해자 주인공 다큐멘터리
‘버라이어티 생존 토크쇼’의 조세영 감독.성폭력이라는 주제에 대해 더 나아가 성에 대한 숨겨진 욕망에 대해 말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이가 있다. 성폭력 피해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한국 최초의 다큐멘터리 ‘버라이어티 생존 토크쇼’의 조세영 감독이 바로 그다.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깔려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조세영 감독을 만나보았다.
- 성폭력 피해자들이 공개적으로 등장하는 영화는 처음입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습니까.
“2005년에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말로만 듣던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실제 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피해자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었고 그들의 경험은 제 경험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제가 무심히 흘려보낸 기억들이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TV 속의 우울하고 무기력한 피해자가 아닌 밝고 적극적인 생존자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버라이어티 생존 토크쇼’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성폭력 피해자가 주위 인물들로부터 받는 2차 피해를 꼬집고 싶었습니다.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 그 집이 부자인 것을 탓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성폭력에 대해서는 다릅니다. 같은 범죄지만 피해자에게도 원인이 있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저는 성폭력은 아무리 조심해도 일어날 수 있는 교통사고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도 주변인들도 성폭행이 일어났다는 사실만을 보기를 바랍니다.”
- 성폭력에 대한 편견이 깨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성에 대한 다양한 욕망들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술집이나 카페에서 이러한 주제로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보수적인 잣대만을 들이대면 성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 1, 2차 성폭력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있을까요.
“상대에 대한 존중감을 키우는 인권감수성 교육이 가장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교에서 이런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 영화를 본 관객이 어떤 것을 얻었으면 좋겠습니까.
“어떤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고 공포를 느낀다고 합니다. 공포도 성폭력의 한 부분입니다. 영화를 보고 성폭력에 대해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불편하게만 보지 말고 미리 생각하며 겪어야 할 부분이라고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관객들이 1, 2차 피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와의 만남으로 ‘이러한 삶의 선택지도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